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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김영민재테크/주경야독_책읽기 2019. 9. 2. 09:17반응형
안녕하세요, 리치레몬입니다.
여름 휴가를 다녀오고 벌써 2주가 지났는데도 뜨거운 태양의 기운이 남아있는지 아직까지 약간은 들떠있던 것 같습니다. 2년 넘게 꾸준하게 지속해온 독서와 재테크 공부가 지난 여름 동안 살짝 소홀해진 것 같은데, 이제 다시 차분한 마음으로 연말과 2020년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seantookthese, 출처 Unsplash 도서 리뷰인데 뜬금없이(?) 여름휴가 이야기를 꺼낸 이유, 오늘 소개하는 책은 제가 지난 휴가 때 읽은 책이랍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사뭇 진지해 보이는 제목에 끌려 선택한 책인데, 책 속의 내용은 그런 첫인상을 완벽히 압도할만큼 유머와 해학이 넘쳐납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님이 국내에서 처음 펴 낸 책으로 '지난 10년간 일상과 사회, 학교와 학생, 영화와 독서 사이에서 근심하고 애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읽어보신 분들도 많겠지만 '추석이란 무엇인가' 라는 칼럼으로 한 때 장안의 화제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설명보다 원문을 직접 읽어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라고.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라고.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 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라고.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은 없다.
행복이란, 온천물에 들어간 후 10초 같은 것. 그러한 느낌은 오래 지속될 수 없기에, 새해의 계획으로는 적절치 않다.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을 바라다보면, 그 덧없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은 쉽게 불행해진다. 따라서 나는 차라리 소소한 근심을 누리며 살기를 원한다. 이를테면 ‘왜 만화 연재가 늦어지는 거지’, ‘왜 디저트가 맛이 없는 거지’라고 근심하기를 바란다. 내가 이런 근심을 누린다는 것은, 이 근심을 압도할 큰 근심이 없다는 것이며, 따라서 나는 이 작은 근심들을 통해서 내가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어떤 자유와 존엄을 선택할 것인가.
모든 이야기에 끝이 있듯이, 인생에도 끝이 있다. 모든 이야기들이 결말에 의해 그 의미가 좌우되듯이, 인생의 의미도 죽음의 방식에 의해 의미가 좌우된다. 결말이 어떠하냐에 따라 그동안 진행되어온 사태의 의미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인간은 제대로 죽기 위해서 산다”는 말의 의미다.
책의 장르는 분명 에세이인데 그안에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단단한 오라가 있습니다. 그것의 정체는 학자로서 습관처럼 오래된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기도 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도 빛을 바라는 저자만의 위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핵심이 될 정수 하나만 꼽자면 세계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기저에 깔려있기에 '대책 없는 비꼼' 혹은 '허무한 말장난'이 아닌, 제대로 된 품격을 갖춘 매혹적인 에세이로 읽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책에 인용된 인상적인 문구 하나로 오늘 서평 마칩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권투선수 마크 타이슨
환절기 9월,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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